엄의식
조직과 주위의 사람들에게
있는 자리에서
항상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
엄의식 │ 소천면 감전길
1979년 체이스맨하탄(지금의 JP모건 체이스) 은행을 시작으로 외환부서에서 근무하며, 당시 대한민국의 수 많은 기업과 수출회사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보았고, 혼돈의 IMF사태를 거쳐 애플의 아이팟 출시 시 국내디스트리뷰터(유통전문가)로도 활동하며, 1970년대부터 2000년대 대한민국 경제 변천사를 겪은 보기 드문 경험의 소유자 ‘성공 귀농인 엄의식 대표’를 만나 봉화에 귀농 후 변화된 삶의 모습을 들어 보았다.
“퇴직 전 7여년 동안 야생화 사진을 찍으며 전국을 다녔습니다. 강원도의 어느 옥수수밭을 바라보며 ‘오래 사는 인생, 나이 들어도 계속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문득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의 정답이 바로 ‘농사’가 확 들어오는 겁니다. 봉화에도 그 당시 사진을 찍으러 여러 번 왔었지요. 그 때 결심을 하고 시작한 것이 지인의 도움으로 대학찰옥수수 460주를 재배하였는데 온 몸이 으스러지는 고통으로 농사가 보통일이 아니구나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갈등의 기로에서 여주를 지나다가 우연히 본 ‘도시민과수창업교육’이라는 안내판을 보고 10주 합숙 교육에 참가했습니다.”
교육 중에 팀을 꾸려 전국의 과수농원을 다니고 땅도 알아보며, 유명한 사과 주산지인 영주, 장수, 장성 등지를 다니며 현장을 파악하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사과사랑동호회 2박3일 교육에서 친구의 소개로 현재 엄 대표가 자리잡은 이 과수원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아담한 돌담집과 넓은 사과밭, 물도 좋았고 첫 인상 치고는 꽤 괜찮은 모습이었다고 한다.
엄 대표는 배운대로 체크리스트를 작성하여 토양, 햇빛, 품종 선정 등 여러 가지를 꼼꼼하게 살폈지만 정작 사과 맛이 어떨까라는 중요한 포인트는 신경도 못 썼다고 하하하 호쾌하게 웃으며 그 때를 떠올린다.
초창기 2,500여 평의 밭을 재배하여 연 7,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지금은 1,000평 정도를 경작하고 나머지는 예정지 관리를 하고 있다. 요즈음은 사과재배에 관심을 기울이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주로 택배를 통한 개인 판매를 하며 사과재배법 연구와 생산성 증대를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또 귀농인을 위하여 도움이 되는 모임을 주선하여 처음 12명을 시작으로 월 1회모임을 통하여 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회원이 50명을 넘어섰다.
“사과재배법의 세대교체와 인식개선이 필요한 시기 입니다. 저의 좌우명은 ‘있는 자리에서 항상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자’입니다. 조직과 주위의 사람들에게 플러스를 만들어 주는 최소한 마이너스가 나지 않도록 관심과 협조를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귀농하여 지금까지 과수 재배를 하고 많은 과수농가를 다니며 느낀 바 있어 봉화에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생겨 났습니다.
사과의 새로운 수형 접목으로 고밀식 재배로 과수농가의 생산성 증대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봉화군농업기술센터의 도움과 마이스터대학 자문, 경북대 사과연구소 컨설팅 의뢰 등 다양한 지원과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 경북대 사과연구소 윤태명 교수님을 비롯하여 권위 있는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의 사과재배 기술 발전을 위하여 연구하시는데, 정작 농가와 현장에서는 기존의 재배법을 답습하며 새로운 기술 도입에 주저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수 십년을 지탱한 기존 재배법들을 대체 할 새로운 재배기술이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확산 될 것입니다. 봉화는 중요한 사과 산지로서 더욱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늘어나는 귀농ㆍ귀촌에 대한 엄 대표의 현상 분석과 예비 농업인들에게 드리는 조언도 날카로웠다.
귀농을 준비한다면 당연히 현지 조사 뿐만 아니라 관련 교육이수는 필수이고, 적절한 아이템을 선정하여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얼마를 벌고 성공했다는 귀농인들의 사례에 숨겨진 피땀어린 노력과 용기, 도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귀농인이 측량하고 땅에 말뚝 박는 순간부터 마이너스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대단한 각오를 해야 합니다. 체계적인 교육도 중요하지만 또 너무 의존해서도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 땅이고 자연입니다.”
봉화는 하늘이 내린 축복 받은 곳이라며 이처럼 맑고 깨끗한 청정환경을 지키고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사명 이라며 엄 대표는 서둘러 밭으로 향한다